영화 / / 2022. 6. 27.

룸 쉐어링,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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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벌기 위해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가족들에게 많이 신경을 못썼는데 이번에 관람한 영화 <룸 쉐어링>은 다시 한번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였다. 얼마 전 할아버지를 뵙고 왔는데 자주 찾아뵙지 못했던 게 죄송스러웠다. 그런데 영화 <룸 쉐어링>을 보고 정말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내 곁에 있을 때 나도 그들에게 내 사랑을 표현하고, 위로가 되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영화 룸 쉐어링

소소한 재미와 따뜻한 감동이 느껴지는 영화.

영화 <룸 쉐어링>을 관람하고 왔다. <룸 쉐어링>은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바쁘게 살아가는 대학생 지웅이 월세를 아끼기 위해 룸 쉐어링을 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까탈스럽고 특이한 성격의 할머니 금분은 지웅이 룸 쉐어링 하게 될 집의 주인인데 지웅이 도착하기도 전 이미 온 집안에 다양한 색깔의 테이프로 라인을 만들어 놓으며 지웅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테이프로 라인을 만든 금분은 확실하게 구분 지어 놓은 라인 색깔을 지켜달라 말하고, 룸 쉐어링을 하기 위한 다양한 조건 사항들을 말한다. 식사는 각자 해결하고 물과 전기의 절약 그리고 집에서 대변을 보면 안 된다는 말도 안 되는 조건들을 말하며 지웅에게 시련을 주지만 지웅은 이 불편한 규칙들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금분과의 동거를 시작한다. 다음날 아침 같이 쓰는 공간이니 같이 청소를 해야 한다며 금분은 청소를 지시하고, 지웅은 청소를 하던 중 갑자기 배가 아파오는 것을 느낀다. 집 화장실을 쓸 수 없다는 걸 순간적으로 깨달은 지웅은 다급하게 휴지를 들고 인근 상가의 화장실로 뛰어간다. 그렇게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던 지웅은 펫시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3일 동안 강아지를 맡게 되고, 사람도 불편해하는 금분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심각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강아지를 대리고 집 앞까지 간 지웅은 문 앞에서 금분을 마주치게 되고, 금분은 강아지는 안된다며 문을 닫아 버린다. 하지만 지웅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금분은 지웅에게 아르바이트 비용을 나누자고 제안하고, 조금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제안이지만 지웅은 빠르게 이 제안을 수락한다. 다음날 지웅이 학교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고, 사람이나 동물을 싫어하는 줄 알았던 금분은 강아지를 품에 안으며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는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 

뻔한 내용을 뻔하지 않게 연기하는 배우 나문희.

배우 나문희는 내가 너무나 애정 하는 배우 중 한 분이다. 나문희라는 배우는 오랜 연기 인생을 자신의 색깔로 잘 녹여 작품에 잘 그려내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나문희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작품들은 인생의 무게가 느껴질 만큼 묵직한 감동을 주기도 하고, 세월이 무색할 만큼 가벼운 웃음을 주기도 하며, 가슴이 저릴 듯 슬픈 눈물을 흘리게도 한다. 그것이 배우 나문희의 매력이고 힘이라 생각한다. 사실 영화 <룸 쉐어링>은 모두가 예상하듯 조금은 뻔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영화다. 이 장면이 이후엔 이런 사건이 벌어지겠구나 생각하면 여지없이 비슷한 사건이 생기고, 그런 사건들을 헤쳐나가며 영화가 전개되는 방식 말이다. 이렇게 진행될 것이라는 걸 알고 이 영화를 보더라도 나문희라는 배우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다른 매력을 갖게 된다. "수상한 그녀", "하모니", "아이 캔 스피크" 등 배우 나문희는 다양한 작품 활동을 보여주며 감동과 웃음을 관객들에게 선사했다. 그녀는 82세의 나이에도 아직도 연기하는 게 좋고 설렌다고 말할 정도로 연기를 사랑하는 배우이고, 그렇게 노력하는 배우이기에 아직도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들이 배우 나문희의 작품을 보았을 때 다양한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포인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가족이라는 단어의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영화.

<룸 쉐어링>은 금분과 지웅이 룸 쉐어링을 통해서 혼자였던 이들이 각자 자신의 마음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상대방과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작품이다. 매일 지지고 볶고 싸우면서도 결국 가장 힘들 때 안길수 있는 곳이 가족이고 집인 것처럼 두 사람도 서로에게 점점 의지하고 힘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할머니 금분이 누군가가 집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게 됐고, 믿지 못하게 되었는지 왜 그렇게 긴 세월을 홀로 살았는지 그리고 지웅은 왜 대학교 친구들에게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말하지 못하고, 그렇게 악착같이 아르바이트에 목숨을 거는 건지 천천히 영화를 지켜보다 보면 그 이유를 만나게 된다. 긴 세월을 살아온 건 아니지만 인생을 살아보니 정말 인생에 쉬운 것은 하나도 없다. 영화 속 금분의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얼마나 어렵고 힘들 삶을 살아왔을지 조금은 느껴지기도 한다. 지웅 역시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그래도 밝은 청년으로 자란 것을 보면 놀랄 만큼 참 잘 컸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두 사람은 힘든 상황 속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하며 가족이 되어간다. 속에 담아 두었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게 쌓였던 오해를 풀고,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할머니와 손자로 그렇게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다. 나도 영화 <룸 쉐어링>을 보면서 내가 살아왔던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나를 지탱해주고 지지해주었던 가족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나는 순탄하지도 그렇다고 쉽지도 않은 삶을 살아왔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어떤 장면에선 위로를 느끼고, 어떤 장면에선 감사함을 느끼면서 그래도 내 삶엔 가족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됐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영화다. 특별한 가족이 되어가는 영화 <룸 쉐어링>을 가족들과 함께 보는 것도 너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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