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작은 아씨들>은 더없이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영화다. 4명의 어린 자매들이 각자 다른 성격을 가지고 다르게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사람들마다 살아가는 방식과 삶의 가치관이 다르고, 그 모습들이 얼마나 아름답고 존중받아야 하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영화다. 때로는 위축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용기를 되찾고 당당하게 자신이 살아갈 삶을 마주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4명의 소녀를 보여주는 영화 <작은 아씨들>을 소개한다.
좋은 감정들을 따뜻하게 전달해 주는 영화.
영화 <작은 아씨들>은 이전부터 그레타 거윅 감독의 <레이디 버드>라는 영화를 재미있게 봤어서 그녀의 두 번째 작품인 <작은 아씨들>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보았다. 이미 전작 <레이디 버드>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던 티모시 샬라메와 시얼샤 로넌이 그레타 거윅의 두 번째 연출작인 <작은 아씨들>에서도 함께 작품을 하기 때문에 얼마나 더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었다. 더군다나 이 영화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고, 이미 이전에 영화화가 되어 개봉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전작을 뛰어넘는 작품을 보여줘야 한다는 감독의 부담감도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할 만큼 영화를 보는 내내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고, 이전에 영화화되어 나온 작품도 봤었지만 이렇게 매력적으로 재해석되어 나온 영화라면 언제든지 다시 봐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개인적으로 해리포터 시리즈를 너무나 사랑하는 나로서 이 작품에 엠마 왓슨이 나온다는 사실은 이미 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놨는데 영화를 보면서 나는 오히려 시얼샤 로넌에게로 시선을 빼앗겼다. 그만큼 시얼샤 로넌의 연기는 너무 좋았고, 앞으로 그녀가 나오는 작품은 믿고 봐도 될 정도라고 생각할 만큼 이번 작품에서 너무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인생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지만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는 감독의 연출이 영상에 그대로 담겨 있어서 너무나 뭉클한 마음으로 보게 되었다.
전작과는 다른 새로운 해석.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마치 내가 저 사람들과 함께 저 공간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화에 몰입하였다. 그만큼 이 영화가 만들어 내는 따스함은 오감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크게 나 자신에게 다가왔다. 2020년도에 개봉한 <작은 아씨들>은 1994년 개봉했던 전작과는 다른 해석을 보여준다. 94년도 작품에서는 네 자매의 성장기에 포커스를 맞췄었다면 20년도 작품에서는 자매들의 성장기보다는 네 자매의 캐릭터를 더 분산시켜 자매들의 각각의 매력을 더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는 생각이 든다. 전작의 경우 캐릭터의 단편적인 모습들과 감정만 보였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상황에 놓였을 때 그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이 하나일 수 없듯 이번 작품에서는 좀 더 디테일하고 세세한 감정들을 담아냈다고 생각한다. 조 마치 역할을 맡은 시얼샤 로넌의 시각으로 빗대어 보자면 유년시절을 걱정 없이 행복하게 보냈지만 자신의 꿈을 위해 타지로 나가 현실에 부딪히는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 장면은 94년 작품과는 다르게 좀 더 섬세한 감정들을 묘사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원작 소설이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 또한 잘 전달되었다고도 생각한다. 세상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그 안에서 행복을 찾고 자신의 삶을 자신이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부분은 어찌 보면 현재의 우리도 충분히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런 연출을 통해 배우들의 눈빛과 몸짓에서 그런 생동감이 느껴졌고, 스크린을 통해 빤짝거리는 모습을 바라보는 기분은 실로 두근대고 설레는 기분이었다.
순수하고 깨끗한 어여쁜 자매들.
<작은 아씨들>의 모든 작품이 그러하듯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요소는 자매들이다. 항상 조용하고 모범적인 첫째 메그, 말괄량이 기질이 다분하며 글 쓰는 걸 좋아하는 둘째 조, 고운 심성으로 피아노를 잘 치는 셋째 베스, 그리고 철부지같이 굴지만 귀여운 막내딸 에이미까지 네 자매는 너무나 생기 있고 관객들로 하여금 넋을 놓고 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어린 시절에 저마다 하나씩 가지고 있던 꿈을 이룬 성인으로서의 모습을 상상하곤 한다. 배우가 되고 싶기도 하고 작가가 되고 싶기도 하며 피아노를 치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가 멋진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성인으로 성장해 가다 보면 현실에 타협하며 내가 꿈꾸던 삶과는 대부분 멀어져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에 사랑하는 연인과의 아픈 이별을 경험하기도 하고 말이다. 이 작품에 나오는 네 자매도 현재 우리의 인생과 닮아있다. 7년이라는 세월 동안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며 살고 싶지만 시대적이 분위기와 여러 제한적인 상황들이 맞물려 그 안에서 치열하게 버텨내는 이야기를 그려낸다. 어렸을 적 네 자매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장면들도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되려 그런 장면들을 통해 네 자매의 성장이 더 따뜻하기도 더 슬프게도 느껴졌던 것 같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나의 시선을 빼앗았던 시얼샤 로넌은 <작은 아씨들>에서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는데 조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주체적이고 당찬 모습들은 조가 영화를 리드해가며 각각의 장면들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데 한 몫했다. 그레타 거윅 감독이 <작은 아씨들>에서도 그녀를 캐스팅 이유를 확실하게 납득할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도 하나의 소설과 같다.
영화를 보며 나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마치 내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 꿈을 꾸고, 사랑을 하고,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일 말랑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10대 어린 학생들을 보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이다. 배우들의 연기와 앙상블은 더없이 좋았고, 그런 배우들의 각각의 매력을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영화이다. 자신의 대한 세상의 혹독한 평가나 용기를 빼앗아 가는 어떤 상황이 생길지라도 그마저도 내가 바꾸어 가겠다는 당찬 조의 모습처럼 나도 조를 통해 세상을 조금 더 당당하고 거침없이 걸어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용기를 따뜻함을 더해 전해주는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