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은 우리 조부모님과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영화다. 물론 모든 사람이 다르듯 생각도 다를 수 있겠지만 <국제시장>을 보며 나라면 저렇게 살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고, 고단한 삶을 우리 부모님들은 가족을 위해 살아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100년 후, 200년 후 잊어지게 될지 모르는 감성이지만 먼 미래에도 기억됐으면 하는 영화 <국제시장>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 아버지들의 인생을 그린 영화 <국제시장>.
TV를 보다가 예전에 정말 감명 깊게 보았던 영화 <국제시장>을 다시 보게 되었다. <국제시장>은 영화가 개봉하던 당시 관객들의 많은 기대를 받고 있었지만 개봉 이후엔 생각보다 호불호가 많이 갈린 작품이었다. 나 같은 경우엔 단순히 재밌고 감동적인 영화겠다 라는 생각으로 영화를 보고 싶었지만 다른 의미로 기대하는 관객들이 많았던 것 같다. 아무래도 시대적인 배경이 명확한 영화이다 보니 이 시대를 겪은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그때 당시를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지만 반면 젊은 세대들은 부모님 세대들의 눈물을 자극하여 관객을 동원하기 위한 상업영화라는 평가를 많이 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이런 평가들이 많이 아쉬웠다. 분명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를 만들어 준건 우리 조부모님들과 현재 부모님들 세대가 만들어준 세상이고, 한국전쟁이 일어나며 우리나라가 한국과 북한으로 나뉘게 되어 찢어지게 가난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배웠기 때문에 단순히 영화 <국제시장>을 눈물을 자극하기 위한 상업영화로 평가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 부모님들이 그 힘들 시절을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았고, 노력해서 현재의 대한민국이 만들어진 것인데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이런 역사적인 사실이 차갑게 평가된다는 건 너무 슬프고 가슴 아픈 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정민이 연기한 주인공 덕수의 고달픈 삶.
배우 황정민은 영화 <국제시장>에서 주인공 덕수 역을 맡으며 그 시절 우리 아버지들의 힘들었던 삶을 잘 표현해냈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그 시절을 살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내용과 감정을 공감할 수는 없지만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살아온 과정을 어렸을 때부터 들어오면서 느꼈던 그 시대의 힘든 삶은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다. 그만큼 영화 속 주인공 덕수의 삶은 너무나 힘들고 고단함이 느껴지는 삶의 모습을 보여준다. 한국 전쟁과 피난길, 독일 광부로 일하고 베트남 전쟁까지 참전하며 덕수의 삶은 고단하고 지칠 수밖에 없는 인생이라는 걸 영화 속에서 보여준다. 하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가족들이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다시 겪지 않고,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덕수는 자신이 힘든 것들을 감당해내며 살아나간다. 황정민이 이런 덕수의 모습을 그리고 그 시절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을 잘 연기했기 때문에 1400만 명이라는 관객들을 극장으로 오게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영화 속 장면마다 덕수가 할아버지가 된 모습으로 등장하는 장면들이 있는데 무뚝뚝하지만 항상 가족들 생각뿐인 덕수의 모습을 보면 애잔하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아버지의 모습뿐만이 아닌 힘들었던 어머니의 모습도 보여주는 영화.
영화 <국제시장>이 관객들에게 혹평이 많았던 이유 중 하나는 페미니즘적인 주제가 불편했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힘들었던 시절 아버지의 고생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들이 편안하게 살아가면서 아버지 혹은 남자의 모습을 안쓰럽고 애잔하게 표현한 것이 불편하다는 관객들도 많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화를 조금만 집중해서 본다면 그런 말을 한 자신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초반 장면부터 영화에서 피난길에 나서며 아버지는 잃어버린 딸 "막순이"를 찾기 위해 가족들을 먼저 배에 태워 부산으로 보낸다. 어찌 보면 아버지의 희생으로 가족이 살았다는 모습만 보일 수 있지만 부산에 도착해 어린아이들의 생계를 책임 진건 어머니였다.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아이들을 챙기고 먹이며 생활하기 위해선 어머니도 열심히 일을 하며 아이들까지 돌봐야 했을 것이고, 이후 덕수가 아내인 영자와 결혼한 이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게 되며 덕수가 없는 동안 "꽃분이네" 가게를 지켜내기 위해 힘들게 버텨낸 것 또한 어머니 영자의 역할이었다. 이처럼 조금만 영화를 주의 깊게 보면 아버지의 고된 삶만 보이는 것이 아닌 우리 어머니들의 노력 또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장면들이 존재한다. 이것을 단순히 차별적인 시선으로 볼 것이 아니라 시대적이 배경과 덕수라는 사람이 노력하며 살아온 삶을 온전히 바라봐주고 위로해주는 관객들의 시선이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시간이 지나도 우리 부모님들의 노력을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영화.
지금 현재의 대한민국은 선진국 반열에 오르면서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세대들은 대부분 부족함 없이 자라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듯이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기를 겪었고, 많은 나라의 침략을 받았으며 한국전쟁까지 겪은 아픔의 역사가 있다. 1960년대만 하더라도 우리 부모님은 10년을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국수만 먹고 자라셨다고 할 만큼 가난했었고, 우리가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우리 부모님 세대들은 피나는 노력을 하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게 꼭 나라를 위해서만이 아닌 가족을 위해서 말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영화가 감성을 팔아 관객을 끌어모으려는 영화로 표현되는 게 싫고, 온전히 이 영화 속 우리 위해 열심히 살아온 부모님의 모습을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모두가 부정적인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 또한 영화를 보면서 많은 감동과 아픔을 느꼈고, 우리 부모님 또한 영화를 보며 공감하고 서글펐다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 말이다. 나는 이 영화가 혹은 이런 장르의 영화가 오래도록 회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우리의 힘들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현재의 삶을 감사하게 살아가는 것 또한 우리가 해야 할 도리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살면서 자신의 삶을 불평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좋은 세상에서 안전하게 그리고 풍요롭게 살아가는지를 느꼈으면 좋겠고, 내가 누리고 있는 삶에 감사함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